"공군력을 세계연방 차원에서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이 무슨 소용인가? 문제는 결국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다. 세계국가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하는 건 무슨 소용인가? 중요한 건 5대 군사대국 중 어느 하나도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지각 있는 사람들 모두 웰스(H. G. Wells) 씨가 하는 말에 기본적으로 공감해왔다. 그러나 지각 있는 사람들은 아무 힘도 없으며, 기질적으로 스스로를 희생시킬 마음이 전혀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

— 조지 오웰, “웰스, 히틀러 그리고 세계국가”, [나는 왜 쓰는가],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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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에서 주문을 한 지 한참이 지나도 음식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작가이기도 한 내 친구가 물었다.

"죄송하지만, 민스 커틀릿 주문을 받은 종업원 아가씨는 혹시 그만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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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네하라 마리, 유머의 공식,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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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 가리, 「밤은 고요하리라」

원문의 특성인지 불어의 특성인지 역자의 특성인지 관념적인 문장이 너무 많아서 완전히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아마 대부분은 로맹 가리의 삶의 팬이기도 할) 로맹 가리의 팬이라면 읽어볼만한 책. 근간으로 나온다는 「개리 쿠퍼여 안녕」과 「징기스 콘의 춤」을 매우 기대 중. 마음산책 화이팅.

pp.156~158
프랑수아 봉디 :
한 가지는 우리가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갔으면 하네. 조금 전에 나는 양심의 문제로 보이는 것을 제기했지. 자네는 자네가 미국이나 국제 여론 앞에서 프랑스 대외 정책을 ‘변호’하는 게 아니며 그걸 ‘설명’할 뿐이라고 내게 말했지. 내가 보기엔 도피성 대답인 것 같은데. 그 능란함이 설득력 있다기보다는 교묘해 보이네. 1951~1953년에 유엔 프랑스 사절 대변인이었을 때 자네는 프랑스군이 인도차이나에서 벌이는 전쟁과, 튀니지와 모로코 그리고 아프리카 식민지 전체의 독립 허용에 대한 절대적 거부를 ‘설명’해야만 했잖나. 당시에 알제리는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지. 왜냐하면 그곳은 그저 온전히 ‘프랑스 땅’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시절 자네는 『하늘의 뿌리』를 쓰고 있었지. 이 책의 명백한 두 주제 중 하나가 ―자연환경 보호와 더불어― 아프리카의 자유에 대한 호소였잖나. 그래서 이런 질문을 자네에게 하는 거네. 수백만 미국인 앞에서, 세계 언론을 대표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자네가 말을 할 때마다, 게다가 거의 매일이었잖나, 자네는 자네 개인 생각과 반대로, 즉 자네 양심과 반대로 행동하지 않았나?

로맹 가리 :
자네에겐 요구할 권리가 있으니 내가 자세하게 대답해 주겠네. 무엇보다 민주주의의 문제가 제기되지. 내 양심은 프랑스 국민의 양심이 아니네. 프랑스 국민은 민주적으로 의회를 선출했고, 의회는 엄격한 공화주의의 적법성 안에서 정부를 신임했지. 이 정부에는 외무부 장관이 속했고, 외무부 장관은 뉴욕에 오곤 했네. (중략) 프랑스 국민의 이 정책을 나는 최선을 다해 ‘변호’했네. 이 표현을 받아들이겠네. 왜냐하면 내 일은 변호사의 일, 랑드뤼(10여 명의 여성을 유인해 살해한 희대의 연쇄살인범)를 변호한 모로 지아페리의 일이었고, 또는 라발(제2차 세계대전 중 독립에 협력한 비시정부에서 부총리와 법무장관을 지내 전후 전범으로 처형된 정치인)을 변호한 노의 일이었으니까. 나는 이 변호사의 일을 내가 가진 기술적 재능을 최대한 발휘해 충실하게 수행했네.

프랑수아 봉디 :
그 충실성은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로맹 가리 :
민주주의의 끝까지지.


pp.162~163
프랑수아 봉디 :
유엔이 자네에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로맹 가리 :
거기엔 뛰어난 국제공무원 집단이 있지. 그 상징적 인물이 사무국장(사무총장을 말하는 듯)인 다그 함마르셸드인데 콩고에서 사망했지. 정치적 내용을 보면 인간의 위대한 꿈에 대한 항시적인 위반이지. 유엔은 민족주의 암에 잠식당했네. 민족주의는 특히 젊고 신선하고 상큼할 때 무엇보다 다른 민족들의 민족자결권의 이름으로 한 민족을 가차 없이 처분하는 권리이지. 민족자결권의 이름으로 여자들의 클리토리스나 손을 자르고, 불륜을 저지른 여자들에게 돌을 던지고, 총살하고 몰살하고 고문할 권리라네. 자네 나라의 국경 안에서 자네가 100만 명의 사람을 죽게 하고도 유엔에, 인권위원회에 자리를 차지하고, 유엔총회 때 연단에 올라 자유와 평등과 박애에 관한 연설을 하고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단 말이네. 왜냐하면 한 국가의 내정은 성스러운 것이니까. ‘유엔’이라는 이 말은 그 자체로 언어에 던지는 도전이고 언어에 대한 유용이고 강간이지. 유엔은 집행부가, 다시 말해 안전보장이사회가 어떤 시체라도, 어떤 몰살이라도, 어떤 노예제도라도 파묻을 수 있는 곳이네. 프랑스, 소련, 미국, 영국, 중국 등의 강대국 중 하나가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말이네. 그럼에도 강대국의 어느 외무부 장관이 이런저런 문제를 다루기 위해 모든 가입국의 참여를 촉구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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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맹 가리, 백선희 역, 「밤은 고요하리라」, 마음산책

미 대사관 앞 세종대왕상. “한국과 미국, 세계속으로 함께 갑니다.” 오바마는 “함꿰- 갑쉬다-“고 그랬지.

미 대사관 앞 세종대왕상. “한국과 미국, 세계속으로 함께 갑니다.” 오바마는 “함꿰- 갑쉬다-“고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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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보이지? 그 여자가 여기 와 있어. 당신한테 꽃을 가져왔어. 당신이 바라던 그대로야. 그 여자와 함께 노력해 당신을 흡족하게 해줄게. 좀 어려운 일이긴 해. 추락, 공허, 어색함을 느낄 테고, 호흡이 긴 작품에서처럼 영감이 간절한 순간들도 있겠지.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곁에서 오래 살았잖아. 그럴 경우 언제나 두 사람을 위한 구덩이가 마련되는 것 같아. 내가 당신 없이 살 수 없다는 걸 당신은 잘 알고 있었어. 그래서 저 여자에게 많은 자리를 할애한 거야. 저 여자에게 당신에 대한 말을 다시는 하지 않을게. 당신한테 약속한 것처럼. 당신은 저 여자가 당신 때문에 번거로워지는 걸 바라지 않았잖아. 당신은 저 여자에게 당신의 취향, 당신의 습관을 강요하길 원치 않았어. 당신은 저 여자가 참고해야 할 정보 같은 것으로부터 자유롭기를 원했어. 당신이 좋아했던 물건과 사진을 모조리 숨길게. 추억을 곱씹으며 살지 않을게. 지금 내게 남은 당신의 일부를 사랑하는 데에는 숲, 들판, 바다, 대륙, 세계를 보는 것으로 충분해. 그 무엇이 너무 빨리 지나갔어. 아주 멀리 날아갔어. 당신 기억나? 발데모사에서 본 두 개의 올리브나무가 어찌나 친친 얽혀 있던지 어느 게 어느 건지 구별할 수 없었잖아. 그런 우리를 도끼질로 갈라놨어.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아파. 특히 두 팔과 가슴이. 사람들이 거기 있던 당신을 낚아채 갔지. 눈에서, 입술에서, 온몸에서 당신의 부재가 깊이 느껴져. 사라지지 않는 이 깊은 흔적은 여자를 위한 성소가 된 것 같아. 여자를 맞이하고 축복하고 사랑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준비된 곳 말이야. 그녀가 와 있어. 그녀가 당신을 보고 있어.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알기 위해 당신을 보고 있는 거야. 그녀는 불안해하고 있어. 시간이 필요해. 우리는 아직 서로 좀 낯설고 머뭇거리고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어. 우리에겐 말다툼과 갈등이 필요해. 서로의 악습과 결점과 비루함을 알 필요가 있어. 그 모든 불일치가 우리로 하여금 상대 안에 자신의 모습을 더 잘 새기게 해줄 거야. 우리 관계를 수선해주고, 서로 맞춰가게 해주고, 점차 서로에게 적응하게 해줄 거야. 이윽고 애정이 샘솟아 상대에게 필요한 것을 주어서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하게 되겠지.”


리디아: “난 지금 루아시 공항에 있어. 몇 달 동안 떠나 있을 거야. … 난 밤새도록 당신의 간곡한 호소를 들었어. 그런데 채워야 할 자리가 너무 커. 내게는 벅차. 당신은 내가 왜소해질 여지를 주지 않아. 사랑하기 위해서는 경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당신은 대성당의 건축가인데, 나는 침실 두 개짜리 80제곱미터의 공간에서 살고 있는 여자일 뿐이야. 당신은 삶 전체였던 아내를 잃고는 당신 삶을 갖고 여자 하나를 만들려 애쓰고 있어. 당신의 그녀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당신을 두고 떠났어. 당신이 사랑의 풍요로운 기억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난 훨씬 안심했을 거야. 당신에겐 내게 줄 게 더는 없었을 테니까. 사랑 없이 살 수 없다는 걸 나도 알아. 다만 사랑 없이 살기가 불가능하다는 그 사실 역시 하나의 삶의 방식이야. 난 내가 뭘 하는지 잘 알고 있었어. 나는 극도로 불행한 나머지 누군가를 도울 필요가 있었던 거야. 나는 당신들 둘 다를 도우려 애썼어. 이게 몹시 이기적이라는 거 나도 알아. 당신은 동료애를 언급했지.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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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맹 가리, 김남주 역, 「여자의 빛」, 마음산책, pp.141-142 / pp.154-155

"8월 어느 날이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투수는 버질 트럭스. 양키스는 2회까지 안타를 하나도 뽑지 못했다. 트럭스는 5월에 이미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바 있었다. 한 해에 노히트노런을 두 번이나 수립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일 수밖에 없었다.
(존) 드레빙거가 공식 기록원을 맡은 가운데 필 리주토가 디트로이트 유격수 자니 페스키 앞으로 평범한 땅볼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페스키는 공을 글러브에서 빨리 빼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뒤늦게 1루에 던지는 바람에 리주토가 1루에서 세이프됐다.
드레빙거는 즉시 안타, 에러 판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수그린 채 한동안 뜸을 들였다. 그 자신이 그 플레이를 두 눈으로 분명히 봤으면서도 무어라고 명확한 판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런 난처한 경우는 공식 기록원을 종종 괴롭힌다.
“그건 에럽니다.”
기자실에 있던 우리가 일제히 외치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에러를 표시했다.
그러나 기자실 한구석에 앉아 있던 원로 기자 (댄) 대니얼은 견해가 달랐다. 그는 드레빙거와 유일한 동년배(60대)였다.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오른손 검지를 흔들어 보였다. 검지는 안타라는 사인이었다.
드레빙거는 주위의 애송이 기자들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이따금 아웅다웅하는 일이 있기는 하지만 대니얼은 30년씩이나 동고동락한 동료 아닌가. 그는 곧 안타로 정정했다.
십여 명이나 되던 우리 소장파 기자들에겐 그런 판정 번복이 부당하기 짝이 없는 짓으로 보였다. 왜 그렇게 고치느냐,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한 것이냐고 따지고 들었다.
“공이 글러브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단 말이야. 그런 건 전통적으로 안타라고.”
대니얼은 볼멘 소리로 우리를 윽박질렀다.
“그렇습니까? 정말입니까? 평소에 없던 전통이 왜 여기서 갑자기 튀어나옵니까? 아까 것은 분명히 평범한 플레이이지 않습니까?”
“공이 글러브에 박혔대도. 그러니까 안타란 말이야.”
대니얼은 좀처럼 고집을 꺾으려 하지 않았다.
여기에 대한 왈가왈부는 4이닝이 지나가도록 계속됐으며 끝내는 디트로이트 팀의 덕아웃으로 전화를 걸어 당사자인 페스키의 의견을 들었다.
“그거야 당연히 에러죠. 너무나 쉬운 플레이였는데 공이 손에서 미끄러졌어요.”
6회가 되자 드레빙거는 더 이상 우길 도리가 없어 에러라고 도로 번복했다.
그리고 양키스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 끝내 안타를 뽑지 못했고 트럭스는 시즌 두 번째 노히트노런을 수립했다. 대단한 위업이었다. 이런 일은 자니 반더 미어가 1938년에 연속 게임으로 달성하고 레이놀즈가 그 전해에 이룩한 데 이어 메이저리그 통산 세 번째였다. (그리고 그 뒤로는 놀란 라이언이 1973년에 수립했다.) 이튿날 대니얼이 소속된 《월드 텔리그램》에는 트럭스의 위업을 상찬하는 기사가 대문짝 만하게 실려 있었는데 대니얼은 시치미 뚝 떼고 다음과 같이 썼다.
“처음에는 공식 기록원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엉뚱하게도 리주토의 타구를 안타로 기록했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 「야구란 무엇인가」, pp.379-381, 레너드 코페트, 이종남 역, 민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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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이 대표한 이러한 국민정치노선은 현대 정치학 용어로는 ‘헤게모니 전략’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즉, 실질적으로는 노동자계급을 위시한 서민대중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되, 이것이 그들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에게 이익이 된다는 식으로 정당화함으로써 다른 사회계급•계층도 이에 반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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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극복한 세계의 리더들, 페르 알빈 한손(스웨덴) 편, p.181

"넓은 승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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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경제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그렇게 암울하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사실 이타적 행위 혹은 협조적 행위가 없는 사회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중략) 1980년대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커다란 진전을 이루었는데, 지금 우리가 향유하는 민주주의의 구석구석마다 항상 자신을 희생하면서 민주화 운동에 몸바쳤던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숨어있다.(p.66)

즉 전략 간 보수 차이가 크면 클수록 높은 보수를 가져다주는 전략이 전파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따라서 소득을 평등하게 재분배하는 정책은 사회 내 개인들 간의 소득격차를 줄임으로써 집단 내 개인선택의 압력을 줄이는 효과를 갖는다. 집단 내 선택 압력이 줄어든다는 것은 이타적 행위 전략을 가진 사람들이 집단 내에서 사라지는 속도를 줄여준다는 얘기가 된다.(pp.216-217)

독재자 게임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응답자에게 평균 25%의 몫을 건네주었다는 사실은 여전히 많은 수의 제안자들이 공평성이나 정의에 입각해서 행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략)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공평성이라는 행동원리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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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규, [이타적 인간의 출현], 뿌리와 이파리, 2009.

어느 휴일 마지막날 밤의 뻘짓:
빌리 빈이 되어야겠다.

어느 휴일 마지막날 밤의 뻘짓:

빌리 빈이 되어야겠다.

지하철에서 대학교 1-2학년쯤 되어보이는 학생들이 나눠주고 있는 이것은

지하철에서 대학교 1-2학년쯤 되어보이는 학생들이 나눠주고 있는 이것은